멸망의 기술
궁극적으로 인간의 능력이 개선되는 것은
인간의 존재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.
모든 질병이 치유가능하고 장애는 극복할 수 있게 되며,
수명연장의 기술이 완벽에 가까워질 수록,
삶을 향유하는 것은 고통이 될 수도 있다.
특별한 것이 평범한 것이 되고,
평범한 것이 특별한 것이 될 때가 오고 있다.
이미 상대적으로 짧은 프로그래밍 코드속에서
잠시나마 VR (Virtual Reality : 가상현실) 을 경험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얻었다.
코드는 날이 갈수록 장문(長文)이 되며
리얼리티는 더 자극적고 실감나게 개선될 것이고,
필경, 우리는 현실과 VR을 구분하게 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.
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VR,
더 자극적이고 더 모험적이고 더 안전한 그리고 더 길어진 VR
그 안으로 우리의 존재는 한없이 축소될 것이다.
축소된만큼 우리의 존재는 전혀 특별하지 않게 될 것이다.
더이상 특별하지 않은 우리의 존재는 가치가 없어질 것이고,
벼룩만큼도 가치 없는 존재의 존재 가치,
이렇게 된 마당에
우리가 존속을 논할 가치가 있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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